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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의학

파괴적 기분조절 장애의 개념과 진단, 원인과 치료

by 괜찮을지도 2025. 7. 23.

1. 파괴적 기분조절 장애의 개념과 DSM-5 진단 기준


파괴적 기분조절장애(Disruptive Mood Dysregulation Disorder, DMDD)는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나타나는 심각한 감정 조절 문제로, 반복적으로 강한 화가 나거나 지속적으로 짜증을 내는 것이 주요 특징입니다. 이 장애는 DSM-5에서 새롭게 정의되었으며, 기존의 양극성장애 진단의 한계를 개선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이 증상은 대개 6세에서 10세 사이에 시작되며, 18세가 되기 전에만 진단이 가능합니다. 따라서 진단시  명확한 나이 기준을 따라야 합니다. DSM-5 진단 기준에 따르면, 폭발적인 분노가 매주 3회 이상 일어나고, 그 반응이 상황에 비해 과도하게 나타나야 합니다. 또한, 화가 난 상태 외에도 일상적인 상황에서 거의 매일 짜증을 내는 모습이 지속적으로 보여야 합니다. 이러한 증상은 가정, 학교, 친구들 사이 등 최소 두 가지 이상의 장소에서 관찰되어야 하며, 한 곳 이상에서는 심각한 기능의 저하가 있어야 진단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DMDD의 특성은 단순히 행동에서 나타나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아동과 청소년의 전반적인 감정 조절 능력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합니다.


2. 파괴적 기분조절 장애의 주요 증상과 감별 진단 –  ADHD, 양극성장애와의 구분


DMDD는 ADHD, 반항장애, 품행장애, 양극성장애 등과 일부 증상이 유사하지만 본질적으로는 다릅니다. ADHD는 주로 주의력 부족과 과도한 행동, 충동성이 주요 증상이며, 반항장애는 권위에 대한 반항이나 규칙을 어기는 행동이 주요 증상입니다. 그러나 DMDD는 만성적인 부정적인 감정과 감정 조절의 실패가 바탕이 되기 때문에 ADHD,  품행장애와는 차별점이 있습니다. 특히 양극성장애와의 구별이 중요한데, 양극성장애는 뚜렷한 조증이나 경조증의 에피소드가 있지만, DMDD는 기분의 불안정성과 분노 반응이 특정 사건 없이 계속해서 나타난다는 점입니다. 어린이와 청소년에게는 양극성장애보다는 DMDD를 먼저 고려하라고 DSM-5는 권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DMDD는 증상이 일시적이거나 상황에 제한적이지 않고 12개월 이상 지속되며, 나이에 비해 매우 부적절한 반응을 보인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행동 문제와 구분됩니다.


3. 원인과 병리기전 


DMDD는 단순한 성격 문제나 양육 방식만으로는 잘 설명되지 않고, 신경생물학적인 요소와 심리사회적인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나타납니다. 우선, 좌절에 민감한 아이들은 사소한 실패나 요구가 좌절되는 상황에 강하게 반응하게 됩니다. 이는 전두엽과 편도체 사이의 기능적 연결 문제, 즉 감정 조절을 하는 뇌의 영역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이며, 이를 검증한 연구 결과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주의력을 조절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경우 목표를 달성하기가 힘들어지며, 이는 반복적인 좌절감과 부정적인 감정을 더 증폭할 수 있습니다. 또래들과의 갈등이나 오해에 대해 지나치게 반응하는 것 또한 DMDD를 가진 아이들에게 흔하게 나타나며, 이는 타인의 감정이나 의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과 관련이 있을 수 있습니다. 심리사회적인 측면에서는 부모의 양육 방식에서의 문제, 일관되지 않은 규칙 세우기, 정서적인 방임이 큰 위험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특히, 생애 초기 애착 관계 형성시 애착의 질이 나쁘거나 부정적인 감정을 자주 겪은 아이들은 좌절 상황에서 감정을 잘 다루지 못하게 되고 이를 화로 표출하거나 반응하는 경향성이 증가합니다. 즉, 생물학적으로 취약한 상황과 열악한 양육 환경이 결합되면 DMDD의 위험을 높이게 됩니다.

파괴적 기분조절 장애의 개념과 진단, 원인과 치료
파괴적 기분조절 장애


4. 파괴적 기분조절 장애의 치료와 예후 

DMDD는 어린 시절에 증상이 시작되더라도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청소년기에는 품행장애로 나타나거나 성인이 되어 기분 장애로 발전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따라서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치료는 약물, 심리 치료, 가족의 개입 등 다양한 방법을 함께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약물 치료로는 항우울제, 항불안제 또는 기분 안정제를 활용할 수 있으며, 이는 분노의 빈도와 강도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심리사회적 개입으로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비지시적 놀이 치료는 아이가 안전한 환경에서 자신의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도록 하여, 감정을 인식하고 조절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게 돕습니다. 인지행동 치료는 아이가 감정과 행동 간의 관계를 이해하고 대체 행동을 배우도록 지원합니다. 가족 치료는 부모의 양육 방식을 중시하며, 특히 일관된 규칙을 만드는 것과 아이의 감정을 인정하는 반응 방식이 중요하게 다뤄집니다. 또한 학교와 협력을 통해 교사도 아이의 정서 조절에 필요한 피드백과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치료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단기적인 행동 수정이 아니라, 오랜 시간 동안의 정서 발달을 위한 기초를 다지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아이는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다른 사람과 건강한 관계를 점진적으로 회복할 수 있습니다.